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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접어들어

7월이 되었다. 운세에서 나의 여름은 고될거라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일이 잘 안 풀릴거라고 했다. 그래서 다 그만 두고 싶을거라고, 그래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올거라고 했다. 그만두지 못하게 하려는 사탕발림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관두고 싶은 생각을 매일 하면서 관두지 못하는 이유가 있기에 나는 내가 버틸 거라는 걸 안다. 

오늘로 7월이 일주일 지났다. 생각보다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다. 물론 지난 주까지만 해도, 나는 다 관두고 싶었다. 전체세미나 후 역시나 몸에서 반응이 왔다. 그런 공식 모임에 가면, 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나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이 밀려온다. 머리 속에 복잡하고, 뇌는 달구어지는 느낌이다. 내가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느껴진다. 내가 나를 주변으로부터 분리시키는거다. 왜 나는 자꾸 나를 가두는가?

내가 나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어떤 허상 때문이다. 열린 상태로 존재하며 주변과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래야 한다, 고로 내 주변에서도 나를 이렇게 대해야 하며 나는 그들 사이에서 이런 위치여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상에 걸맞지 않는 모든 거들, 또는 그것을 위협하는 사람들, 관계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외면하는 것이다. 결국 나는 내가 만들어낸 감옥에 갇혀서, 내 허상에 둘러쌓여서 주변과 단절되는 것이다. 그들이 나를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왜? 상처받기 싫어서?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서? 내가 나를 모르기 때문에?

내가 아는 '진짜' 내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 모습을 보기 싫지만, 그 모습을 한 순간도 잊기가 어렵다. 초라한 내 모습 위로 나는 '약간의'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는 갖가지 모습을 덧입혀서 세상으로 나아가지만, 그것은 진정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런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어색함에 거리를 두거나, 그런 나를 꿰뚫어보고 내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지 않는다. 그럴 때면 나는 바로 무시당했다는 기분을 느끼면서 상대방에게 크게 분노하거나 그를 피하고 싶어한다. 이것이 나의 작동기전이다. 훗날 내가 이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이 이해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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